아름다운 것은 언제나 옳다 : <벨벳 골드마인> movie


오랜만에 가볍게 재관람. 

사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의 관람 포인트는 화려한 글램락의 볼거리+퀴어요소 였는데 이번엔 한 젊은이의 성공과 몰락(?)을 다룬 이야기라는 관점에서 이 얘기가 생각나서 다시 봤다. 하지만 뭐, 기대보다 그렇지는 않았..지만 여튼 재미있게 봤다는.;

이 영화가 데이빗 보위와 이기팝의 실제 이야기를 가지고 만든 것이라는건 유명한 얘기인데, 그래서 그런건지 '한 때의 글램락 팬이 기자가 되어 자신이 사랑했던, 사라진 스타의 현재를 뒤쫓는다'라는 굉장히 매력적이고 영화적인 시놉시스에 비하면 실제 영화는 약간 산만한 경향도 있다. 구조적으로 완벽한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매력들이 분명히 있고, 그것이 하나로 융합되면서 굉장히 독특하고 오래 기억 될 영화로 남는 듯. 

조나단 라이 메이어스의 가히 충격적인 미모와 젋은 이완 맥그리거의 매력적인 모습, 그리고 최근 출연작들의 영향으로 남자다운 캐릭터가 익숙한 크리스찬 베일의 이런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처음엔 크리스찬 베일이 좀 어색해보였는데 러닝 타임이 흘러 갈 수록 역시 배우는 다르구나 뭐 그런 생각을... 조나단 라이 메이어스는 언제나 매력적이지만 확실히 이 영화에서처럼 마이너, 매니악한 매력을 강조했을 때 몇 배는 더 돋보이는 것 같다. 그리고 이완 맥그리거가 너무 잘생겨서 할 말을 잃었음... 그래 이렇게 잘생긴 아저씨였었지... 거기에 이 영화의 유일한 홍일점, 이지만 <어바웃 어 보이>, <미스 리틀 선샤인>, 최근에 본 <더 웨이, 웨이 백>에 이르기까지 내겐 고군분투하는 엄마... 이미지가 너무나 강해져버린 토니 콜렛의 화려하고도 섹시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색다른 재미. 

한 때 모두가 추종했던 문화 아이콘의 감춰졌던 내막...같은 느낌은 사실 별로 없고, 어떤 연대기를 거쳐 성공이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그 아이콘이 갑자기 사라진 뒤 그가 지인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지만 얼핏 나타나있다. 대중과 스타, 스타가 만든 이미지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브라이언 슬레이드가 여장취미나 동성애적인 기질이 전혀 없었음에도 성공을 위해 연출을 했다..든지 하는 설정으로 갔어야 더 효과적이었겠지만 앞서 말했듯 이 영화는 실제 가수들의 전기적인 요소와 더불어 쇼와 뮤지컬의 성격도 띄고 있기 때문에 뭉뚱그려 여러 가지의 가능성을 다 담으려 했다는 정도로 봐야할 것 같다. 감독 토드 헤인즈 자신이 글램락 팬인데다 양성애자라는 것도 관련이 있을테고. 

가장 큰 수수께끼였던 문제의 '쇼'의 비밀과 끝내 기자가 밝혀낸 비밀이 의미하는게 무엇인지가 좀 불명확해서 그런 부분은 좀 아쉽기도 했다만... '볼 만한' 매력이 넘치는 영화라 가타부타 따진다한들 별 의미는 없겠다. 음악이 좋은건 굳이 말할 필요도 없고... 엔딩크레딧에 보이는 이름 The Venus In Furs는 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 밴드로 Radiohead의 Tom York, Suede의 Bernard Butler, Roxy Music의 Andy Mackay 등등이 의기투합했다. 플라시보의 소싯적 모습도 재밌네. 

간만에 영국 아저씨들의 퇴폐미(?)에 흠뻑 빠졌던 시간. 

쇼 비즈니스에 대해 다루고 싶어하는 것 같은 여지도 보이지만 사실은 그저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었던 영화라는 생각도 들었다. 서사와 설명이 필요없는, 존재 자체만으로 드라마가 되는 아름답고 화려한 캐릭터를 최선을 다해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들. 그런 측면에선 최고의 캐스팅이었고 최고의 연출이었다. 그렇다면 은퇴쇼는 그 아름다움을 전설로 남기고 싶었기 때문인 것일까나...? 아무튼 이 영화를 보면서도 느꼈지만 '아름다운 남자'는 늘 '아름다운 여자'보다 훨씬 더 강렬하고 파괴적이다. 영화에서도 현실에서도 '외계인'에 비유되곤 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그러고보니 조나단 라이 메이어스가 엘비스 프레슬리로 분한 TV방영용 영화 <엘비스>도 보고 싶었는데.. 멋있어라. 

2013. 12. 

덧글

  • 사월십일 2013/12/29 18:14 # 답글

    벨벳의 조나단은 전설에 가깝지요... 토드 헤인즈가 집착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좋은 견본! 아 간만에 다시 보고 싶어졌네요!
  • leo 2013/12/29 20:19 #

    네, 정말 '전설'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미모였습니다... 이런 비주얼로 태어나면 세상을 산다는 게 어떤 느낌일까?! 라는 생각까지 오랜만에 하게 되었네요. (..) 확실히 이 영화는 여러 번 보고 싶은 영화에 속하는 듯 합니다. 보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러 모로 뿌려놓은 떡밥들 덕분에 해석의 여지도 다양한 것 같고요. 토드 헤인즈 감독의 다른 영화들도 덩달아 보고 싶어졌습니다. 우선 다음 타겟은 <파 프롬 헤븐>으로 정했어요! 덧글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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