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윈과 해원을 닮은 사랑스런 그녀 : <프란시스 하> movie


사실 보기 전엔 뭔가 이 영화의 '팬시'함이 좀 마음에 안들었는데, 막상 영화는 꽤나 재밌게 봤다. 

*이하는, 저도 모르게 스포일러를 할지도 몰라요. 


무엇보다 이 프란시스라는 여자애를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그야말로 캐릭터에 의지해서 전개되는 영화인데, 큰 키로 겅중겅중 뛰어다니고 사람들과 이야기 할 때 열심히 눈을 굴리는 그 모습이 정말 예뻤다. 

보는 내내 최근에 인상깊게 봤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의 해원과 <인사이드 르윈>이 생각났다. 

주연인 그레타 거윅이 정은채랑 외모가 좀 닮은 것도 그렇고, 약간 눈치가 없는 4차원이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인 점이 비슷. 그리고 현재의 삶은 다소 찌질하나 노력하는 예술인이라는 점에서는 역시 르윈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이 영화는 짧은 러닝타임 만큼이나 두 영화에 비해서는 가볍고 유쾌하고 한 마디로 약간은 좀 '팬시'하다. 좀 더 명쾌하기도 하고. 

모태 매력으로 남자를 절로 꼬시는 해원에 비해 프란시스는 '안생기는' 프란시스라는 점에서 너무나 담백하고 (바꿔말하면 그런 남녀간의 긴장으로 인한 어떤 좀... 그런... 것이 하나도 없고! 심지어 남자 둘과 동거를 하는데도 말이지!) 

시니컬의 극치인 비뚤어진 성격의 르윈에 비해 프란시스는 바탕 자체가 긍정적이고 순수하달까 해맑달까... 심지어 약간의 인정도 받게 되니. 

그리하여 결국 '그게 그거, 오늘이나 내일이나' 같은 엔딩으로 가는 두 영화에 비해 프란시스는 약간의 성장도 하게 되고. 캐릭터도 그렇고 서사도 그렇고 조금은 더, 알기 쉽달까 익숙하달까 뭐 그런 점이 다르다. 

의외로 약간의 성공..을 암시하는 듯이 엔딩이 흘러가서 놀라긴 했는데(?) 뭐 이런게 좀, 오히려 억지스럽게 느껴져서 김이 팍 샐 수도 있긴 하겠지만 개인적으론 오랜만에 이런 것도 좋았다. 그래, 우리도 희망을 가져야지! 언제까지 이렇게 살텐가!;

사실 이건 다 프란시스가 예뻤기 때문. 그녀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고 보는 내내 응원하는 마음이 절로 생겼기에 엔딩도 뭐, 무리없이 쏘옥 하고 들어왔다. 무용이 아니더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 고군분투 하는 사람들에겐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영화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여러모로 유쾌했다. 엔딩 장면이 특히 좋았고. 

처음에 보기 꺼려지던 '팬시'함이란, 평범한 일상이나 고민조차 '뉴욕'이란 말에서 느껴지는 어떤 공감되지 않는 허세나 멋으로 포장되어 있을까봐... 였는데 찌질(?)하게 살아도 뉴욕에서 살면 좀 나을거 같았더니만 얘를 보니 그런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 (근데 다시 생각해보면 그건 프란시스라서 그런듯..... ㅋㅋㅋ)

누군가가 이 영화의 감독인 노아 바움벡을 이야기하며 제 2의 우디 앨런..같은 표현을 썼는데, 무슨 말인지는 알겠지만 굳이 말하자면 아직까진 좀 더 말랑한 우디 앨런? 보급형 우디 앨런..?!?! 암튼 이 영화는 좋았다. 2시간 넘는 온갖 종류의 대작들에 솔직히 좀 질렸었는데 오랜만에 즐겁게 영화관에서 기분 전환이 됐다. 

해원이는 좋긴 한데 기본적으로 여자들이랑 잘 못지낼 것 같고 르윈은 막상 친구하자면 좀 무서웠는데, 딱 친구 하고 싶은 프란시스 하! 

핑백

  • 주말엔 영화관으로 : 2014년 영화 결산 2014-12-31 22:59:45 #

    ... 그녀 (http://spacemind.egloos.com/4132505</a>) &lt;명량&gt; : 여름날의 분노 2 : 스펙타클은 있고 재미는 없는, 초호화 고퀄 서프라이즈 (<a href="http://spacemind.egloos.com/4132505">http://spacemind.egloos.com/4132505) ... more

덧글

  • 그네 2014/07/30 10:59 # 답글

    보급형 우디 앨런ㅋㅋㅋㅋㅋ 친구하고 싶은 프란시스 하! 공감가는 리뷰입니다ㅎㅎ
  • leo 2014/07/31 10:07 #

    으히히히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디 앨런스럽(?)긴 하지만 뭔가 아직까진 훨씬 소프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그네님께서 쓰신 <프란시스 하> 리뷰도 잘 봤어요~ 공감이 많이많이 되었습니다 '안생겨요' 번역은 정말 절묘했죠!
  • 2014/08/07 22:40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leo 2014/08/09 21:04 #

    오와! 번역가 선생님께서 이렇게 찾아주실 줄은 몰랐네요! 너무 자연스럽고 재치있었던 번역 정말 잘봤습니다. *_* 관객의 한 사람으로써 감사말씀드려요.

    아아 안그래도 <인사이드 르윈>도 노래 가사도 있고 말이나 그런것들이 은근히 번역하기 어려울 것 같았는데 하나도 걸리는 거 없이 잘봤었던 기억이 있었어요... 링크해주신 사이트에 가봤더니 좋은 영화들 많이 번역해주셨네요. 번역 후기도 잘봤습니다... '안생겨요'를 찾아내기까지의 고충..ㅠㅠb 감동적입니다...ㅋㅋ 사실 최근에 오랜만에 본 외화가 좀 자막이 아쉬웠었는데 선생님께서 해주시면 전혀 다른 맛이 날 것 같아 무척 궁금해지기도 하고 그렇네요.. (..? ㅋㅋ)

    방문해주신 덕분에 운영하시는 사이트를 알게되었네요. 링크해두고 자주 구경가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번역 많이많이 해주세요! :)
댓글 입력 영역


구글 사이드

애드센스 구글 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