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 맛이야!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movie


길고 재미없는 올여름 '한국형 블록버스터'들에 지쳐있던 이 마음, 

많은 분들이 극찬하시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로 한번 달래볼까 하고 극장에 간 결과..... 

적중했다! 정말 재미있었다. :)

사실 마블의 영화 작품들을 그렇게까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아니, 사실 잘 모른다. 평소 영화관에 가는 횟수와 마블 영화의 개봉 빈도를 비교해서 생각해봤더니, 정말 마블 영화를 안보는 편이구나 싶다. 그나마 <헐크>, <아이언 맨>, <어벤저스>정도가 친숙한데, 다들 좋아했던 <어벤저스 1>은 보다가 막 졸았고.... 뭐 그렇다.

그래서 처음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도 별 관심 없었던건데... 

마블 팬이 아닌 일반인(?) 관객으로써 느낀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마블 영화의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매니악함'을 벗고, 누구든지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완성되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마블 영화중 여성 관객 반응이 가장 좋을 영화가 이 작품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던 정도. (전반적으로 가벼운 톤인것도 그렇고 귀요미 로켓과 치유 캐릭터 그루트의 존재가 아무래도♥... ㅋㅋㅋ)

사실 개인적으론 마블 영화를 잘 안보게 된게, 일단 마블의 만화들을 잘 모르고 세계관도 잘 모르기 때문에... 뭘 알아야 더 재밌게 볼 수 있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 때문이었다. 

말하자면 원래 블록버스터 영화를 그리 즐기지 않는 성향 + 그냥 뭔가 마블 팬이 아니라는 이유로 남들이 100 즐기는걸 80 즐기는 건 싫은 마음...;; 이랄까? 

그런데 이 영화는, 물론 여러가지로 마블 세계관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뭔가 다른 시리즈에서 이미 등장한 인물이 하나도 없는 것도 그렇고, 그냥 백지에서 시작하는 느낌이라 그런 부담 전혀 없이 즐겁게 따라갔다. (쓰고보니 원작이 많이 알려졌냐 아니냐의 차이인가..;;; orz )

예고편이나 여러가지 분위기로는 상~당히 B급 영화일것 같은 느낌이었으나, 생각보다 그렇진 않았다. 물론 몇 가지 포인트에서 보여준 이야기 전개의 과감성 (감옥 탈출 장면이라던가 드랙스 횽님의 로난 소환;; 같은 약간의 병맛?;;) 에서는 그런 점도 엿보였으나 전체적인 틀은 오히려 매우 클래식했다.

같이 봤던 애인은 그 점이 불만이라고 하지만 엄청난 퀄리티를 자랑하는 전반적인 만듦새도 그렇고, 이 정도 규모의 영화라면 지금처럼 '단체 모험물의 기본'인 플롯을 차용하되 캐릭터와 디테일에서 소소한 재미나 새로움을 주는 지금의 전략이 매우 적절했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가기 쉽고, 편하고, 재미도 있고, 긴장감 적절하고, 터질 곳들 터져주고, 무리수 없고, 아우 깔끔해. 

소소한 아쉬움들이 없진 않으나 다 허용가능한 수준. 주인공 캐릭터들도 하나같이 적절히 매력적이고 (물론 사랑스럽긴 하나 한 눈에 의도와 역할이 좀 그려지는 '로켓'에 비해 '그루트'는 정말 신의 한 수였다!) 개그도 좋았고, 음악이 또!!! 너무 Awesome하니까 *_*

근데 내가 이 영화를 너무 극찬하니까, 
옆에서 '이거 사실 되게 평범한 영환데?'라고 되묻는다.

하긴, 그러고보니 그렇다. 

재기발랄한 구석들이 많지만 이야기 자체만 놓고 보면 전형적인 플롯과 구조, 그래서 좀 어디서 본 듯도 하고, 익숙하기도 한... '영웅의 12단계'같은 영화 작법 책에 공식에 딱딱 들어맞을. 그야말로 '기본'이다. 

근데 이런 영화가 왜이렇게 반갑고 좋았을까? 

갑자기 어린시절, 여름 방학때 극장에 갔던 기억들이 생각난다. 일 년에 영화 겨우 두 세편 볼까말까였던 시절. 그 때 그야말로 '여름 방학' 기분 내며 엄마 손 잡고 영화를 보러 가면, 뭔가 이런 영화들이 있었다. <주라기 공원> <딥 임팩트> <아마겟돈> <타이타닉> ... 뭐 두서 없이 생각나지만 아무튼 그랬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 영화들 역시, '기본'적인 플롯과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블록버스터라는게, 사실 그래야한다. 전 세계 몇 십억명 인구를 대상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서 만드는건데, 위에서도 살짝 언급했지만 당연히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는 기본 틀을 택하는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영화는 80의 익숙한 것에 20의 새로운 것을 끼얹는 거라는 말도 있고... 문제는 소재와 캐릭터, 영상 미학을 비롯한 디테일이지.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뭐냐면....

결국 지금의 한국 영화들의 대부분이 기본도 못하고 있다는 거다. 
(요즘 뭔가 기승전 한국영화 비판으로 끝나는것 같지만 아무튼...;;)

사실 내가 <딥 임팩트>를 보며 감탄하던 시절엔 '한국 영화'라는건 <서편제>밖에 없는 줄 알았다. 한국 영화가 이렇게 성장할줄 누가 예측이나 했을까? 

그야말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한 끝에 개인적으론 2000년대 초반이 현재로선 한국 영화 최고의 전성기였다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어느 기점이후로 그 성장이 '외형'에만 완전히 집중되어 버렸다.

이야기의 '기본', 블록버스터의 '기본'은 공식이나 마찬가진데 왜 그걸 제대로 하는 영화를 보기가 이렇게나 힘들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덕분에 올해의 한국 영화 대작들을 보면서 가졌던 갑갑함들이 뻥~ 아주 시원하게 뚫렸다. 이 맛으로 여름 극장가는건데, 도대체 뭐하고 있는거야;; (물론 올 여름에도 '천만 영화'가 탄생하긴 했으나.... orz 갑갑하다... 영화도 현실도;;)

많이 큰 줄 알았던 한국 영화가 정말... 아직도 한참 멀었구나 (아니 오히려 퇴보하고 있어...) 라는 생각을 제대로 하게 되는 2014년이다. 

한 때 잠깐 이젠 헐리웃을 다 따라잡았다고 생각햇었는데... 제작 규모와 비주얼, 스케일은 물론이거니와 (으와, 이 영화의 시원한 우주 비주얼!! 정말 너무 좋았다. ㅠㅠ) 이젠 국산 영화의 장점이었던 '이야기의 구체성과 단단함', '우리 사는 사회에 대한 천착' 같은 것들까지 다 잃어버리는 지경이니.... orz

어쨌든 보고 판단하자고 생각했던 <해적>도 개봉했으니, 가긴 가야할텐데 이 영화를 보고나니까... 사실 그냥 다 귀찮아지는게 사실이다. 

같은 시간 들여, 같은 돈 내고, 그걸 내가 꼭 봐야하나? 

한 때 '스크린 쿼터'가 필요하다고 영화계가 국민들에게 읍소하던 그 시절의 그 마음.

그 마음이, 2014년에 다시 들게 될 줄은 몰랐다. ; orz


아무튼! 
결론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진짜 재밌음!!

마블 영화 중에 최초로 2탄 제작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며, 예매하고 달려갈 마음을 제대로 먹게 했다!! 요즘 Youtube에서 어떤 고마우신 분이 만들어놓은 Awesome mix만 열심히 듣고 산다. 아, 너무 좋아.

http://www.youtube.com/watch?v=dSj4vmbyh5M <- 여기서 감상 가능. 


올해 가장 '재밌게' 본 영화 중 하나인 <엣지 오브 투모로우> 봤을 때도 비슷한 생각이었는데, 정말 요즘 잘만든 헐리웃 블록버스터는 대단하다.; (<혹성 탈출 2>는 사실 좀 개인적으론 그냥 그랬지만..) 

'최소한의'(최소한이다. 그 이상을 하는 작품도 많다는 의미에서) 오락 영화로서 거의 완벽한 작품들. 

더불어, 결국 '미국 문화'를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았던 마블의 확장성에서도 놀라고 있다. 아직 <윈터 솔저>를 못봤는데, 그 영화가 한창 흥행할 때 누가 몇 년만 지나면 전 세계인들이 마블에 중독(?;)되서 마블 영화만 찾고 살까봐 겁난다고 하던 말을... 그 땐 흘려들었는데 요즘의 행보를 보면 충분히 가능할 것도 같기도 하고... @_@ 즐겁고 기대되는 한편 두렵기도 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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